오랜만에
오랜만에 글을 쓴다.
다른 곳에는 이따금 글을 쓰긴 했는데 티스토리는 어쩐지 잘 안쓰게 된다.
그렇다고 없애버리기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든다.
글쎄...
이 곳에 들어오지 않는 동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새로운 도시로 이사온지 6년차다. 아이 돌무렵에 왔는데 내년이면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다.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그래도 나름 즐거운 생활을 할 줄 알았다.
좋은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겨버리는 일도 많았다. 이건 내 성격과도 무관하지 않다.
원래 따지고 깊이 들어가서 찾아내려 애쓰지 않는, 그냥 좋게 말해 평화주의자?
아무튼 그런류의 인간이다. 난.
그럭저럭 잘 살아왔고 내 주위에도 그런대로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고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요 몇년 사이 아주 바닥을 치며.. 왜 그렇게 사니?라는 말까지 되뇌이게 만들었다.
그래서 지나온 시간을 되돌려 생각해보니 상대방도 물론 좋은 사람들은 아니었지만
나또한 좋은 사람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그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는 건 생각해보면 '솔직함'이었다. 때론 솔직해야 되는 때도 있다.
그런데 난 그걸 잘 못했다. 솔직하다는 게 뭔가 똑부러져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그때 그 장소 그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솔직한 발언 정도는 해야 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이건 어떤 모임에서 뿐만 아니라 개인 대 개인, 그러니까 아이 친구 엄마와의 사이에서도 똑같다는 것.
여태 흐릿하게 살아온 느낌이 들었다. 요 몇달동안 아주 많은 변화가 내게 찾아왔다.
그건 타인에 의한 변화가 아니었고 나를 돌아보고 들여다봄으로써 느껴지는 것이었다.
이런 변화의 시간을 갖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한 달전인가 모르는 휴대폰 번호가 떠서 받을까 말까 망설이다가
계속 울리길래 한번 받아 보았다.
무슨 화성시청이라는데 코로나 때문에 휴대폰으로 전화를 걸었다는 것.
그때는 아무 생각없이 주저리주저리 떠들었는데
며칠 후 이상한 생각이 문득 들었다. 왜 휴대폰으로 전화를 했을까.
전화 내용은 이런 것이었다.
난 1인출판사를 하고 있는데(그냥 등록만 해놓은 것이지만) 아무튼
그게 있는데 요새 코로나때문에 어려우니까 무슨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좀 오래돼서 생각이 잘 안나는데 그런 내용이었던 듯하다.
사실 내가 1인출판사를 낸 건 아이 유치원에 서류를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방과후과정을 하고 싶어서. 사업자등록증이 필요했던 것 뿐인데, 이걸 얘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예전에 같이 동아리 활동했던 사람들이 했던 일들이 떠올라 그냥 취재해서 글쓰려고 했던 거라고
둘러댔는데, 아직까지 아무 연락이 없는 걸 보면 지원을 못해주거나 아니면 장난전화(?) 같은 것일 수 있겠다 싶었다.
자꾸만 이상한 생각이 들어서 전화번호를 캡쳐해 놓았다.
조만간 전화를 해볼 생각이다. 시청의 어느 부서인지, 그때 말씀하신 내용은 어찌되었는지 등등 알고 싶기도 하고.
누군가 장난을 친거라면 왜 그랬는지 물어보고 싶기도 하고.
아무리 그래도 후자는 아니겠지만, 뭔가 쎄한 느낌이 자꾸 들어서,
그냥 전화 걸어서 물어보는게 속 편하겠다.
나이들수록 인간관계는 참 힘든 것 같다. 나도 좀 더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