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일주일/15년생양띠

할머니는 몇 살이에요?

cookies- 2018. 11. 8. 00:23

 

 

몇 주전 아이와 버스를 타고 가까운 공원으로 나들이를 갔다. 아이는 버스를 탄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업되어 있었다. 버스가 그리 좋을까?

우리가 사는 곳이 경기도니깐 초록색 버스가 대부분이다. 가는 버스마다 초록색이니까 아이가 묻는다.

"엄마 왜 로기버스만 있어요?"

그래서 왜 그런지 설명을 해주었다. 주절주절... 우리가 사는 곳은 초록버스가 많이 다니는 곳이야... 어쩌고 저쩌고....

잠시 후에 다시 초록색 버스가 지나갔다. 아이가 말한다.

"왜 자꾸만 로기버스만 가지?" 라고....

나는 그냥 "그러게 말야."라고 말해주었다......

노란색 마을버스라도 와주길 바랐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는 초록색 버스에 올라탔다.

타요 때문인지. 아이는 버스 타는 걸 너무 좋아한다. 자동차를 좋아해서 그런 것일수도 있다.

센트럴파크에 도착해서 근처에 있는 쇼핑센터를 먼저 돌아 보고, 점심을 간단히 해결한 다음, 본격적으로 나들이를 나갔다.

생각도 안하고 있었는데 그날 무슨 행사가 있었다. 목공공예 같은 거였는데, 나무로 만든 비행기에 색칠을 하는 체험을 하나 했다. 아.. 이것이 만이천원이나... 했다.

그래도 아이가 좋아하니깐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이리저리 둘러보고 놀이터에서도 좀 놀고 산책도 하고 하다보니 시간이 꽤 지나 있었다. 다시 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정류장을 왔는데,

그곳에 할머니 한 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셨다.

아이를 보고 할머니가 웃으시면 물으셨다.

"아이고 귀여워라, 몇 살?"

아이가 할머니를 향해 손가락 4개를 펼치며 말했다.

"4살." 말이 참 짧아....

"아이고 말도 잘하네." 하신다. ㅎㅎㅎㅎㅎㅎ

아이가 할머니를 빤히 보더니,

"할머니는 몇 살이에요?" 라고.... 뭐니.. 너....

할머니는 귀엽다는 듯 웃으셨다.

참.. 이럴땐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나도 참 말주변이 없다...

내가 난처해 하는 것 같았는지

"내가 아이들 돌보는 일을 많이 했어요." 라고 말하며 웃으셨다.

곧바로 버스가 와서 할머니께 인사를 드리고 버스에 올랐다.

 

버스를 타고 오면서 아이에게 말해주었다.

할머니께 몇 살이에요?라고 묻는 건 아니라고.

아이는 창밖을 보느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신경도 쓰지 않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