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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교 씨는 슬럼이 무슨 뜻인지 아나요?
......가난하다는 뜻인가요?
나는 사전을 찾아봤어요.
뭐라고 되어 있던가요.
도시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구역, 하며 무재 씨가 나를 바라보았다.
이 부근이 슬럼이래요.
누가요?
신문이며, 사람들이.
슬럼?
좀 이상하죠.
이상해요.
슬럼.
슬럼.
하며 앉아 있다가 내가 말했다.
나는 슬럼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은 있어도, 여기가 슬럼이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요. (p113)
일요일 늦은 오후, 서점에 갔다가 황정은이라는 이름보다는
책 표지에 끌려서 읽게 되었다. 이 끌림에 제목도 한 몫 했지만.
그림자는 예전부터 관심있어 하는 단어.... 였다.
예전 희곡수업을 들었었는데,
희곡을 쓸 생각은 없었지만, 과제였기 때문에 한편은 써야했었다.
그때 그림자를 주제로 희곡을 썼던 기억이 난다.
그림자는 그런 것 같다. 아무 것도 없음의 무게.
아무것도 없는 것 같지만, 왠지 무게가 있어 보이는
그건 어쩌면 우리 안에 있는 쓸쓸함이나 고독이나 소외에 대한 무게가 아닐까.
나는 이 소설이 담담한 연애소설로 읽히지 않았다.
무재라는 남자와 은교라는 여자가 등장하지만,
이 둘이 이성의 관계라기보다는
무거워보이는 힘겨워보이는 그림자를 함께 끌어가주는 따뜻함 같은 것?
그런 따뜻한 숨결이나 손길이 사랑일 수도 있겠지만.
황정은의 단편집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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