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ee' Curr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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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공주여행2; 공산성
공주여행 첫날 마지막 여행지는 공산성이었다. 날씨는 좋았는데 햇빛이 강해서 너무 더웠다. 그런데 공산성에 오르니 바람이 힘차게 불었다. 공산성은 백제시대 축성된 산성으로 백제 때에는 웅진성으로 불렸다가 고려시대 이후 공산성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공산성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보는 경치가 정말 멋있어서 감탄했다. 아래로 금강이 흐르고 공주 시내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한번쯤 가보면 좋을 곳이라고 생각한다. 공산성 깃발이야기 공산성 성벽의 동서남북에 배치한 깃발은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6호분 벽화에 있는 사신도를 재현한 것이다. 사신도는 동서남북의 방위를 나타내고 우주의 질서를 지키는 상징적인 동물로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아주는 의미가 있다. 6호분 벽화의 사신도는 당시 왕성했던 백제와 중국 남조와..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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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공주여행1; 무령왕릉, 국립공주박물관
요즘 아이가 역사 공부를 하고 있다. 원래는 역사에 그렇게 관심이 있던 건 아니었는데 가깝게 지내는 친구가 역사를 좋아하다 보니 함께 공부하게 되었다. 역사 전집을 판매하는 출판사에서 하는 프로그램인데 선생님이 집에 방문해서 책을 읽고 그것에 관련해서 정리하고 이야기도 나눠보는 수업이다. 처음엔 할까 고민했는데 아이도 친구랑 하는 거니 흔쾌히 하고 싶다고 했다. 이때가 기회다 싶어서 함께 시작했는데 아이도 잘 따라가고 수업하기 전날 책도 열심히 읽는다. 수업도 잘 따라간다고 하니까, 다행이다 싶었다. 선사시대를 지나 삼국시대로 들어가니까 조금 어려워하는 부분도 있는데, 수업은 재미있다고 한다. 고구려 부분이 끝나고 백제로 들어갔을 때 무령왕릉에 가보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갑자기 공주로 떠난 여행이었다..
2023.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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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나들이, 동탄여울공원 공공작가정원
동탄에 공원이 많다. 우리 가족이 자주 찾는 공원은 노작공원과 여울공원이다. 노작공원은 아이가 좋아해서 아빠랑 아이 둘이서 자전거를 타고 주말마다 간다. 노작공원엔 작은 연못도 있어서 잠자라도 많고 다른 곤충들도 많다. 아이가 좋아할만하다. 여울공원은 가족 셋이서 자주 찾았던 공원이다.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땐 모래놀이를 하러 많이 갔다. 여울공원 놀이터에 모래가 있어서다. 가장 최근에 알게된 공원이 있는데 공공작가정원이란 곳이다. 여울공원의 한 부분이라고 보면 되는데 여울공원과 도로 하나를 끼고 나뉘어져 있다. 아이와 남편이 먼저 이곳을 알게 되었고 나중에 나에게 소개해주었다. 다른 공원보다 난 이 작가공원이 마음에 들었다. 아담하고 조용하고 있을 건 다 있는 그런 공원이었다. 처음 방문했을 때보단..
2023.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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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오는 날 평창, 평창무이예술관, 맛있었던 피자&파스타
횡성에 웰리힐리파크에 놀러 갔을 때 계속 비가 왔다. 그래서 주변을 여행해 볼겸 여기저기 찾아보았는데, 그 중 고른 곳이 평창무이예술관이었다. 웰리힐리파크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이어서 가보기로 했다. 비가 쏟아지니까 실내에 볼거리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고 더 좋은 건 예술관 안에 먹을 거리가 있었다. 사람들 평도 좋아서 점심도 해결할 겸 무이예술관으로 출발했다. 무이예술관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좋았다. 밖에도 조각작품들이 많았는데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둘러보진 못했다. 카페에서 피자와 파스타를 주문하고(점심시간이라 사람들이 많았다. 음식이 나오려면 오래 걸릴 것 같았다.) 실내 전시가 있어서 보러 갔다. 전시실은 작은 초등학교 였다. 아마 예전에는 아이들이 공부하고 있었을... 전시도 마음에 들었다. 그..
2023.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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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월 법흥사, 어린이날 웰리힐리파크
남편은 자신이 '날요'라고 했다. 그게 뭐냐니까, '날씨의 요정'이라나? 웃기다, 정말. 그말은 우리 가족 모두가 날씨의 요정이란 뜻이겠지... 우리 가족이 어디를 가려고 여행 계획을 세우고 그날이 다가오면 좋던 날씨도 흐리면서 비가 온다. 정말 여행가는 날 비가와서 여행 내내 비가 오다가 여행에서 돌아오는 날 비가 그친다. 어떻게 날짜를 잡아도 그렇게 잡는지. 그런데 이번엔 금요일이 어린이 날이라 금토일, 이렇게 날짜를 잡을 수밖에 없었다. 참으로 이상하지. 어김없이 비가 왔다. 그것도 많이. 바람도 불고 날씨도 추웠다. 봄을 지나 여름으로 가나 했더니 강원도 날씨는 왜 그리 추운 것인지... 도로 겨울이 오나 했다. 이번 여행은 친정 엄마를 모시고 함께 가는 거라 날씨가 좋았으면 했다. 뭐 어쩌랴....
2023.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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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단기방학,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 백화점 둘러보기
요즘엔 초등학교에 단기방학이 있다. 봄에 한번, 가을에 한번. 봄엔 어린이날쯤에 있고, 가을엔 추석쯤에 있다. 그리 달갑지 않은 단기방학이지만 아이와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그리 많진 않으니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금~일요일엔 2박 3일로 놀러가니까 괜찮고, 수요일 목요일 이틀 무엇을 하며 보낼까 고민이 됐다. 다행히 수, 목요일은 비는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제주도나 남부쪽은 수요일부터 쭉 비 소식이 있었는데.... 수요일엔 아이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가 개봉했는데 아이가 보고 싶어 했다. 더 어렸을 땐 극장에 콜라나 팝콘을 먹으로 갔었는데 요즘엔 그래도 재미있게 영화를 본다. 사실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가기 시작한 게 얼마 안됐다. 6살 초반에 가보고 그 ..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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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나클랜드 수목원, 오랜만에 남편이랑 둘이서
5월 1일, 근로자의 날이라 남편이 쉬었다. 작년엔 일이 있다며 회사에 갔었던 것 같은데 올해는 쉬는 가 보다. 갑자기 알게 돼서 그냥 따로따로 할 일 하고 쉬는 거로 하자고 했더니 어디라도 갔다오자고, 남편이 말했다. 남편은 어디를 가는 걸 좋아한다. 난 사실 집에서 쉬는 걸 더 좋아하는데, 오랜만에 둘이 가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었다. 근로자의 날이니 아이는 학교에 갔다. 엄마 아빠 다 집에 있는데 혼자만 학교에 간다는 게 억울했는지, 둘이 꼭 집에 있으라고 했다. 아빠가 엄마랑 데이트 간다고 했더니, 자기도 학교 갔다가 태권도 끝나면 3시쯤 되니까 기다리고 했단다. 둘이 가면 안된다고. ㅎㅎㅎㅎㅎ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후다닥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출발하면서 물어보니 충남에 간다는 것이다. 무슨 충남..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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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없는 일요일 아이랑 공원, 카페 나들이
가끔 남편이 주말에 출장을 갈 때가 있다. 그렇게 자주는 아니지만 잊을만 하면 출장을 간다. 저번 주말도 그랬다. 이미 알곤 있었지만 주말에 아빠가 없으면 아이가 시무룩해진다. 아빠랑 노는 걸 좋아하는 아이니까. 근데 시무룩해지는 건 나도 마찬가지다. 아빠가 없으면 내가 다 해야니까. 그래도 다행인건 토요일엔 집에 있었다는 것이다. 토요일 저녁 기차로 떠났으니까. 일요일만 잘 버티면 되는 거였다. 토요일 저녁 아빠를 보내고, 아이는 나에게 말했다. "엄마, 내일 엄마랑 밖에 나가서 노는 거지?" 라고. 어디 가고 싶냐고 물었더니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타고 싶다고 했다. 아빠랑 맨날 하는 건데. 오전엔 공원가서 자전거 타고 줄넘기도 하고 곤충도 보고, 하는 거로.. 점심을 먹고 나선 카페에 가서 엄마는 글..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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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박물관 발굴체험교실, 비오는 날 산책
지난 주말 경기도박물관에서 진행하는 체험 교실에 다녀왔다. 선사인의 발명품이란 주제로 발굴체험을 해보는 프로그램이었다. 미리 예약한 거라서 시간 맞춰서 가기만 하면 되었다. 주말은 원래 느긋하게 하루를 시작하는데 이날은 일찍 움직여야 해서 아침부터 바빴다. 발굴 체험이라고 하니까 아이는 땅파는 거냐며 기대했었다. 땅을 파는 건 맞지만... 굳이 표현을 그렇게 해야 하나... 싶기도! 아무튼 친하게 지내는 친구랑 함께하는 거라 더 기대하는 듯 했다. 혼자 가는 거면 아마 좀 긴장했을 수도 있다. 아직 혼자 뭘 한다는 게 쉽진 않은 것 같다. 이런 기회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하나 싶은데 그게 또 쉽진 않다. 9시 30분쯤 박물관에 도착했다. 이른 오전이라 차가 밀리지 않아 평소 걸리는 시간보다 훨씬 빨리 갔다..
2023.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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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청춘
올해 칠순을 맞이한 우리 엄마. 벌써 칠순이라니. 우리 엄마 아직도 젊은 것 같은데. 엄마에 대해 생각할 때마다 가슴 한쪽이 저려온다. 엄마가 어떻게 살아왔는지 난 다 아니까. 농사일이 많은 시골에서 육남매 중 첫째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많은 일을 하며 살았다. 우리 엄만. 일복이 타고 났다고 했다. 결혼을 해서도 일을 손에 놓지 못할 정도로 바쁘게 살았다. 아빠가 돌아시곤 더 고된 삶이었을 것이다. 지금 내 나이를 생각해 볼때 어떻게 그 힘든 시절을 견뎌냈느지,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내가 가정을 꾸려보니 조금은 알겠다. 엄마의 마음을 말이다. 그런데 난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내 삶을 내던지고 오로지 자식만을 위해 살아낼 수 있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보면 마음이 울컥해진다. 결혼하고 애 낳으면 비로소..
2023.04.29
Jee'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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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장에 간 날
지금도 그렇지만 어릴때도 난 겨울을 더 좋아했다. 겨울에 더 활동적이었고 찬 공기를 힘껏 들이마시는 게 너무 좋았다. 그래도 여름을 기다리긴 했는데 그건 냇가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어서 였다. 물은 시원했고, 더위를 잊게 해주기에 충분했으며 재미있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물이 무섭다는 생각은 조금도 하지 않았던 것 같다. 내 아이가 태어났고, 아이가 조금 컸을 때 물을 굉장히 무서워한다는 걸 알게 되었다. 이상하다, 물이 얼마나 재미있고 즐거운 것인데 물이 무서울까. 내 아이인데도 선뜻 이해가 가지 않았다. 나를 닮았다면 물을 엄청나게 좋아했을 텐데. 그런 생각도 했다. 생각해보니 남편이 물을 무서워했던 것도 같다. 결혼을 하고 신혼여행을 휴양지로 갔었는데 바다에 들어가는 걸 주춤했었다. 난 물만난 물..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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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을 키우는 방법
작년에 강릉으로 가족 여행을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오죽헌에서 발견한 무당벌레를 집으로 데려왔었는데 그 무당벌레가 아직도 살아 있다. 집에 데려온지 벌써 7개월째. 죽을 줄만 알았는데 우리 집에서 겨울을 잘 나고 이제 봄을 맞이하고 있다. 처음 아이가 무당벌레를 키운다고 했을 때 살려주라고, 집에선 살 수 없다고 여러 번 말했었다. 하지만 아이는 잘 키울 수 있다며 인터넷에 무당벌레 키우는 방법을 찾아보며 열성을 보였다. 플라스틱 통 안에 낙엽을 깔아주고 나뭇가지를 가져다 넣어주고, 꿀을 먹이로 줘야 한다면서 패트병 뚜껑에 꿀을 담아 통 안에 넣어 주었다. 그러곤 매일매일 잘 살아야 한다고 무당벌레를 요리조리 살폈다. 자기가 선택해서 데려온 무당벌레를 책임지려고 하는 모습이 기특하기도 했다. 자연..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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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뚱한 수리점
얼마 전 아이가 너무 놀기만 하는 것 같아서 한마디 한 적이 있다. “요새 너무 노는 거 아니야?” 아이는 잠깐 생각하는 척하더니 “엄마, 아이는 원래 많이 놀아야 되는 거래?” 했다. 아이의 말에 헛웃음이 나왔지만 생각해 보면 아이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공부한 기억보다는 밖에서 뛰어 놀았던 기억이 훨씬 많다. 그 기억이 때때로 삶의 위안이 되기도 한다는 걸 안다. 내 삶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때문에 내 아이도 그러길 바라면서도 또 다른 마음은 그렇지 않았나 보다. 나의 어린 시절과 아이가 자라는 지금은 환경부터가 완전히 다르다. 난 놀이의 경쟁 속에서 살았다. 생각해 보면 놀이의 경쟁이란 건 순한 맛이다. 순해서 서로 뾰족해지다가도 금방..
2023.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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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의 책 - 토베 얀손
할머니. 친할머니와 외할머니 두 분 모두에 대한 추억이 없는 난 이 책을 읽으며 소피아가 조금은 부럽기도 했다. 벌써 40이 넘은 나이지만 그런 부러움은 나이에 상관이 없나보다. 아니면 더 이상 어린 나이가 아니기에 더 부러운 생각이 들었을 수도 있다. 이 책은 여름이면 섬에서 지내게 되는 한 가족에 관한 이야기다. 가족은 할머니, 소피아, 아빠인데 할머니와 손녀인 소피아의 이야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아빠는 주변인물처럼 등장한다. 읽다보면 손녀가 할머니에게 너무 버릇없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할머니는 그런 손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준다. 그건 할머니 또한, 말하자면 근엄하거나 틀에 박힌 생각들을 하는 그런 어른이 아니라는 점에서 납득이 될 수 있겠다. 할머니는 자유롭고 자연을 ..
202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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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예술혁명 <방탄소년단과 들뢰즈가 만나다>
‘BTS 예술혁명 방탄소년단과 들뢰즈가 만나다’를 읽으면서 방탄소년단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가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놀라운 점이 많았다. 방탄소년단이란 이름만 알고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외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이렇게 철학적이었다니. 외국에서 받은 상이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어느 한 아이돌이 어떤 성공을 거뒀고 그 성공을 거둔 데에 어떠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걸 알아야 될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으로 방탄이라는 아이돌 그룹이 이뤄낸 성과가 그저 아이돌의 성공으로만 비춰져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에 ‘혁명’이란 말이 있는데, 그 ‘혁명’이..
2020.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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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고등학교 시절 무슨 시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주에 관한 수업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우주 어느 공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도 갈 수 없는 그런, 상상도 할 수 없는 머나먼 그런 곳에 나와 같은 자아(주관, 자의식, 에고, 자아의식)를 가진. 그러니까 ‘나’가 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이후로 그런 생각은 내가 등장하는 꿈을 꿀 때마다 가끔씩 떠오르곤 했다. ‘나’와 ‘나’가 만나는 공간은 꿈 속일지 모른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들을 하면서 어젯밤 꾸었던 괴상한 일들을 기억해 내던 날들이 있었다. 난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 쌍둥이 개념이 아닌 온전한 ‘나’, 내가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터무니없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 ..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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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트 쿠튀르 - 이지아
일반적인 생각을 하는 사람들에게 공감을 강요하지 않는 시처럼, 이 시집을 분석한다는 게 가능한 일일까. 말하자면 나와 같은, 어쩌면 평범하고 일반적인 생각으로 가득 찬 사람이. 오트 퀴튀르에 실린 시들을 분석하고 의미를 파악하려고 애쓰는 건 어쩌면 아무 소용없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다 쓰고 난 후 이 글을 쓴 ‘나’ 조차도 무엇을 얘기하려고 했는지 도무지 알지 못 할 수도 있다. 무슨 의미인지도 파악이 안되면서도(읽으면서 앞의 내용을 잊어버리기도 했다.) 읽는 순간이나 다 읽고 난 후에는 뭔가 서늘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아니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픔’이나 ‘슬픔’, ‘외로움’ 같은 것이 불쑥 느껴지기도 하는 시들이 있었다. 알지? 앞 동네 2층에 독서실이 생겼대 거기선..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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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이 온다 - 한강
소설을 쓰는 동안 그 묘지에 가끔 찾아갔다. 이상하게도 그때마다 날씨가 맑았다. 향을 피운 뒤 눈을 감고 서 있으면, 온 세상이 눈꺼풀 바깥으로 밝고 찬란한 주황색이었다. 마치 아주 따뜻하고 친근한 수많은 존재들이 나를 에워싸고 있는 것 같았다. 그 형언할 수 없는 온기 속에서, 이상하게도 두려움이 사라지는 순간들을 경험했다. 그들의 말을 내 심장에 받아 적을 수 있을지 알고 싶었다. 그것이 과연 진실로 가능할지 알 수 없다 해도, 어쨌든 좀더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밖에는 길이 없다고. 인간의 참혹에서 존엄으로, 그 아득한 절벽들을 연결하는 허공의 길뿐이라고. - 한강 이탈리아 말라파르테 문학상 수상소감문, 창비 2017년 겨울호 소년이 온다를 이제야 읽게 되었다. 웬일인지 선뜻 손이 가..
2020.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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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파민형 인간(천재인가 미치광이인가)
서태지와 아이들이 큰 인기를 끌던 때가 있었다. 그때 서태지와 아이들에게 놀라울 정도로 푹 빠져 있던 친구들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모든 걸 알아내고 자신의 생활의 많은 부분을 아무런 대가 없이 쏟아부었다. 아니 대가가 없다는 건 순전히 나의 주관적인 생각일지도 모른다. 생각해보면 한 가지에 열정을 쏟았던 친구들 중에는 다른 것에도 열정적으로 임했던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건 대가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 같았다고 좀 더 나이가 들고 나도 뭔가에 푹 빠져봤을 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이번에 도파민형 인간이란 책을 읽으며 다시 한번 돌이켜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건 어쩌면 도파민과 연관되어 나타난 행동 인 것 같다고 말이다. 전혀 도파민이란 화학물질에 대해 알지 못했을 때는 어떤 것..
2020.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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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야기가 기적을 만날 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말 못할 고민이 생기면 일기를 썼다. 오래 전부터 했던 나만의 고민 해결 방법이었다. 사실 일기로 고민이 해결됐다면 나는 오랫동안 고민 때문에 힘들어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사실이다. 일기를 쓰면서 내 마음을 정리하고 나를 다시 되돌아 볼 수 있었다고. 그것만으로도 내 고민은 큰 힘을 얻었을 것이라고. 나에게도 비밀스러운 상담사 나미야 잡화점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일기를 쓰듯 라는 편지를 쓰지 않았을까.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란 책을 사놓은 지는 오래 되었다. 재미있다고 소문이 난 책이었는데 웬일인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아무래도 두께 때문이었던 것 같다. 책꽂이에만 단정하게 꽂혀 있던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을 읽을 이유가 생겨서 좋았다.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나도 모르게..
2018.1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