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 - 김초엽 고등학교 시절 무슨 시간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우주에 관한 수업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우주 어느 공간에 우리가 빛의 속도로도 갈 수 없는 그런, 상상도 할 수 없는 머나먼 그런 곳에 나와 같은 자아(주관, 자의식, 에고, 자아의식)를 가진. 그러니까 ‘나’가 살고 있진 않을까 하는 생각. 그 이후로 그런 생각은 내가 등장하는 꿈을 꿀 때마다 가끔씩 떠오르곤 했다. ‘나’와 ‘나’가 만나는 공간은 꿈 속일지 모른다고.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들을 하면서 어젯밤 꾸었던 괴상한 일들을 기억해 내던 날들이 있었다. 난 지금도 우주 어딘가에 쌍둥이 개념이 아닌 온전한 ‘나’, 내가 살고 있다고 믿고 있다. 터무니없다는 생각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상상을 해보는 것, .. 2020. 8. 25. 지구, 우주라는 공간 예전에는 헤어진다는 것이 이런 의미가 아니었어. 적어도 그때는 같은 하늘 아래 있었지. 같은 행성 위에서, 같은 대기를 공유했단 말일세. 하지만 자금은 심지어 같은 우주조차 아니야. 내 사연을 아는 사람들은 내게 수십 년 동안 찾아와 위로의 말을 건넸다네. 그래도 당신들은 같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라고. 그 사실을 위안 삼으라고. 하지만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조차 없다면, 같은 우주라는 개념이 대체 무슨 의미가 있나? 우리가 아무리 우주를 개척하고 인류의 외연을 확장하더라도, 그곳에 매번, 그렇게 남겨지는 사람들이 생겨난다면……. 2020. 8. 24.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