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오래 걸어요, 우리!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 부부가 된다는 건, 부부로 산다는 건 뭘까? 이 책을 집어들기 전에 든 생각이었다. 나 또한 평생의 반려자를 만나 부부로 살고 있지만. 매일 만나는 특별할 것 없는 일상과 같은 이 생활이 왠지 저 물음의 정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이젠 서로에게 깊숙이 스며들어서(그게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이해하는 폭이 넓어졌다고 해야할까? 나 혼자만의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난 그렇게 느끼고 있다. 이 순간은. 내가 시인은 아니지만, 시를 쓰고 좋아했던 한 사람으로 박연준 시인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등단작인 '얼음을 주세요'를 몇 번이고 되풀이하며 읽었던 기억이 있다. 그녀를 기억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시를 쓰면서 시인을 꿈꾸던(잠깐 동안) 그 절실했던 시절에 그녀가 등단을 했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그녀는 나와 같은.. 2018. 1. 1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