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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일주일/어제의 우리

집에서 가까운, 치동천 산책, 물소리

by cookies- 2020. 9. 14.

아침에 일어나서 창문을 열다가 와~ 하고 소리를 냈다. 하늘은 선명한 파란색이었고 공기는 맑고 깨끗했다.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날이다. 이런 날은. 그런데 그럴 수 없다는 생각이 들자 조금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날씨는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상쾌한데. 아침을 간단히 차려 먹고 집 앞에라도 나가 보기로 했다. 다행히 집 주위에 공원이 있었다. 좀 걸으면 좀 더 넓은 공원으로 갈 수도 있었다. 남편이 허리가 아프다고 해서 집 앞에 있는 치동천으로 나가 보기로 했다. 오래 걷는 건 무리일 듯 싶어서. 치동천은 중간으로 물이 흐르고 양 옆으로 산책길과 자전거 길이 있는, 가족과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난 이곳에서 운동으로 걷기를 하고 있다. 자전거를 타는 사람도 많고 달리는 사람도 꽤 있다. 

 

 

밖으로 나가니 정말 와! 오! 할 정도로 날씨가 좋았다. 하늘은 정말 예뻤다. 가을이 온 것같은 날씨였다. 아이는 잠자리가 있나 없나 두리번 거렸다. 아이들은 먼 풍경에 관심이 없다는 말이 맞는 것 같다. 내가 하늘 좀 봐! 너무 예쁘다! 하고 말해도 내 말에 동조하며 고개를 끄덕이는 건 남편 뿐이었다. 아이는 내 감탄사에 그닥 흥미없어 보였다. 오로지 자기 주변에 곤충이 있는지 없는지, 그게 더 중요한 것 같았다.

 

요새 비가 많이 와서 그런지 치동천에 물이 많다. 물소리를 듣는 것도 좋아서 나는 길 옆 나무 데크에 앉아 있었다. 남편도 옆에 앉아서 아이가 노는 모습을 지켜 봤다. 아이는 물 가까이까지 내려가 또 뭐가 있나 자세히 보곤 했다. 지난 달에 왔을 때 물 속에서 다슬기를 발견하고 잡아 보기도 했었는데 물이 많이 불어난 후로는 다슬기가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다슬기가 사라졌다는 것이 아쉬운 것 같았다. 오늘도 다슬기를 찾아보았지만 다슬기는 없었다.

 

물이 많아지니 좋은 건 물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다. 작년에는 물이 말라서 물소리를 들은 기억이 없었던 것 같다. 올해는 장마도 길었고 태풍도 몇 개나 왔어서 물이 항상 많았다. 그래서 길을 걸 때 물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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