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예술혁명 방탄소년단과 들뢰즈가 만나다’를 읽으면서 방탄소년단을 좀 더 자세히 알게 되었다. 그 전에는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처음부터 끝가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래서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놀라운 점이 많았다. 방탄소년단이란 이름만 알고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인기가 많은 아이돌이구나 하는 정도였는데, 외국에서 인기가 있었던 이유가 이렇게 철학적이었다니. 외국에서 받은 상이 많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어느 한 아이돌이 어떤 성공을 거뒀고 그 성공을 거둔 데에 어떠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는 걸 알아야 될 이유가 없었다. 그렇지만 이 책으로 방탄이라는 아이돌 그룹이 이뤄낸 성과가 그저 아이돌의 성공으로만 비춰져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책 제목에 ‘혁명’이란 말이 있는데, 그 ‘혁명’이란 말이 잘 어울리는 듯 싶다. ‘예술혁명’을 이뤄낸 방탄소년단, 우리나라의 한 아이돌 그룹이라는 것이 뿌듯하기도 하다.
방탄의 팬클럽이 ‘아미’라는 사실도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읽다 보니 방탄이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데에는 팬클럽‘아미’의 힘이 컸던 것 같다. 그 이전에 방탄이나 그 소속사 대표 방시혁의 노력이 있었겠지만 말이다.
방탄의 팬클럼‘아미’의 자발적인 연대와 실천은 어떻게 가능한 것이었을까. 방탄은 기존 사회가 강요하는 삶의 방식에 순응하는 방식을 택하지 않았다. 이른바 ‘부친살해’라는 은유를 써서 기존의 사회 질서의 정의롭지 못함과 구조적 폭력을 비판했다. 남이 이미 만들어 놓은 기준이나 어떤 가치에 휘둘리지 않고 살아가겠다는 건 기존 사회에 대한, 기득권층에 대한 저항이자 도발의 의미를 갖는다. 방탄의 노래 가사를 잘 펴보면 사회비판적 가사들이 많은데 이런 가사들은 방탄의 멤버 한명 한명이 써내려 간 것이다. 누가 대신 써준 것이 아니다. 그러니 더 진정성 있는 가사가 될 수 있었다. 다른 아이돌 그룹과 차별되는 부분이기도 할 것이다.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방탄 나이 또래들이 방탄이 가지고 있는 어떤 사고나 나아고자 하는 길을 응원하면서 열기는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방탄은 자신들에 대해 SNS 등의 플랫폼을 통해 세세히 공유하기도 했다. 아이돌이란 수식어가 들어간, 일반인들과는 동떨어진 연예인이 아니라 똑같은 평범한 사람이라는 걸 부각시켰다. 그런 이유로 방탄을 보는 사람들은 꼭 자기 자신처럼, 마치 자신을 보는 듯 한 기분이 들었을 것. 청년 문제나 사회 부조리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문제는 아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공감을 일으켰다고 볼 수 있다. 방탄의 노래를 들으며 의미를 해석하고 그것을 자신의 위치에서 받아들이면서 어떤 아티스트와 팬이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은 아름답게 다가왔다.
이제 ‘관객’이란 개념은 극장이라는 공연장이라는 어떤 한정된 공간에 모여서 하나의 영상물이나 공연을 감상하는 사람들이란 개념을 넘어섰다. 모바일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이동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누구하고든 자신의 생각과 개인적 경험을 공유할 수 있게 되었다. 온라인에서 유동하는 관객들은 다양한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SNS를 오가면서 여러 역할을 수행한다. 생산자가 되기도 하고 집단으로 사회에 영향력을 미치기도 한다. 이 집단의 영향력은 ‘예술혁명’을 일으키기도 하니 앞으로도 주목해야 할 사회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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